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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블록체인

AI의 발전은 아마도 하스스톤을 멸망시킬 것이다 (이미 망겜이지만)

리쉬안하오의 인공지능 치팅 의혹 사건

최근 한국 1위 신진서 9단이 국제기전인 춘란배 4강전에서 중국 2위 리쉬안하오(李軒豪) 9단에게 진 뒤 인공지능 치팅 논란이 한바탕 일었다. 신진서는 ‘신공지능’, 리쉬안하오는 이름자를 따 ‘헌공지능’으로 불리는 등 둘은 인공지능에 최적화된 스타일의 바둑을 둔다.

하지만 올해 중국에서 첫 타이틀(2승)을 따낸 27살의 리쉬안하오가 세계 최강의 신진서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이기자, 다른 누구도 아닌 같은 팀의 동료, 양딩신 9단이 리쉬안하오를 저격했다. 춘란배 8강전에서 리쉬안하오에게 졌던 양딩신은 “모든 신호가 차단된 대국장에서 20번기를 두자”고 제안하는 등 리쉬안하오를 의심하는 발언을 했다.한국과 중국의 프로기사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커제 등 중국의 최상위권 기사들이 양딩신의 에스엔에스 글에 ‘좋아요’를 눌렀고, 국내에서도 인공지능과 85%의 일치율을 보이는 리쉬안하오의 수순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기사가 적지 않았다

물 들어왔을 때 노 젓고 계시는 바둑유튜버 프로연우님.. AI 치팅 주제로만 일일 1영상을 두달째 올리고 계신다


반대로 인터넷 대국도 하지 않고, 홀로 인공지능만 파는 ‘외곬의’ 천재 선수가 등장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프로기사는 “리쉬안하오는 인공지능 한우물만 파는 기사다. 인공지능 패턴을 익히면서 ‘깨달음’을 얻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인공지능식 시선, 인공지능식 발상으로 바둑을 둔다는 것이다.

리쉬안하오의 치팅 여부를 떠나, 이러한 논란은 리쉬안하오 케이스를 시작으로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다. 기존의 체스판에서도 있었고, 이는 아마 지력을 기반으로 하는 다른 게임으로도 번져갈 것이 자명해보인다. 나는 이 사건을 보면서
체스, 바둑도 일종의 게임인 것을 감안해서, 이후 어떤 현상이 발생할지에 대해 간단히 공상해보았다.

뇌지컬 기반 경쟁 게임의 미래는 어둡다

게임은 크게 경쟁을 통해 승패를 나누는 게임과 미션을 개인 혹은 단체가 합심해서 달성하는 게임으로 나눠볼 수 있다.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의 대부분은 전자의 범주에, 솔로 플레잉 게임은 대부분 후자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나는 AI가 남을 누르고 이기는 데에서 쾌락을 주는 경쟁 게임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 기반한다.

경쟁 게임은 크게 세가지 요소를 지닌다 1. 뇌지컬, 2. 피지컬 3. 운빨

예를 들어 체스/바둑의 경우 뇌지컬에 몰빵한 게임이다. 여기에는 피지컬적인 요소나 운빨의 요소는 거의 작용하지 않는다. 어떻게보면 정말 인간의 두뇌에 한계에 도전하는 게임이고, 실력 차이에 따라 상대 전적은 한쪽에 크게 수렴한다. TCG 게임의 대표격인 하스스톤의 경우 뇌지컬:65, 피지컬:5, 운빨 30 정도로 뇌지컬이 분명 우선되는 능력이지만 운빨이 그래도 꽤나 작용하는 게임이다, 하스스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TCG 게임들 또한 비슷하다. 국민게임인 스타의 경우 30/60/5 정도, 롤의 경우 20/75/5 정도 느낌이다 (반박시 님 말이 맞음). 이런 게임들 중, 결국 뇌지컬이 승패결과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AI가 개입했을 때에 승패가 바뀔 확률이 높아진다, 다시 말하면 AI가 보급률이 높아질수록 지력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는 게임들은, 내가 랜덤한 상대를 만났을 때, 상대가 AI를 이용한 어뷰저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피지컬이 크게 요구되는 게임에서 핵쟁이를 만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최고의 인기를 구하하던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도 결국 중국 핵쟁이들에 의해 무너졌다. 두판을 돌리면 그 중 한 판은 핵쟁이들을 만나니, 내가 샷빨이 아무리 좋아도 치킨을 먹을 가능성이 제로에 수렴하니 게임이 재미없어지는건 당연했다.

"저희 델 제품을 쓰면 핵을 더 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라고 발표하고 있는 델 게임부문 책임자 샐리 장 (실제)

AI가 보급되면, 결국 뇌지컬 기반의 게임에게는 피지컬 기반의 게임들에게 핵이 그렇듯이, 게임 플레이 경험에는 부정적인 경험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턴제 기반의 게임들은 대부분 매 턴에 내가 승리할 수 있는 확률상 최선의 수라는 것이 존재하고, 이는 바둑이나 체스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경우의 수 안에서의 연산이기 때문에 아마도 별도의 customization 없이도 일반 AI가 훈수를 둘 수 있는 정도일 것이다. 누군가는 "에이 그렇게 AI 써서 하면 게임이 무슨 재미야, 몇명이나/몇판이나 저렇게 하겠어"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핵으로 불공정한 게임플레이를 하면서 선량한 게이머들을 도륙내고 다니는 중국 플레이어들과 일부 국내 초딩 플레이어들로 반박 정리 가능하다.

그렇다면 뇌지컬 경쟁 게임은 모두 사라질까? 방법은 없을까?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미래는 어떻게 될까? 뇌지컬 기반의 게임들 대부분이 지금 온라인 바둑 게임들처럼, 배그처럼 저물 수밖에 없을까? 물론 AI로 어뷰징하는 플레이어들을 발라내는 리버스 엔지니어드 AI도 발전하겠지만, 이는 기존의 게임핵들처럼 끊임없이 서로를 찾아내고, 벗어나면서 발전할 것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뇌지컬로 경쟁하는 게임을 플레이하고싶을 것이고, 우리는 언제나 방법을 찾을 것이기 떄문에,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낸다는 가정 하에 어떤 방법이 있을까, 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1. 친구 (아는 사람)끼리만 게임한다
물론 친구들 사이에서도 어떻게든 이겨먹으려고 핵 쓰는 애들이 있고, 내 친구나 지인들중에 내가 하는 게임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는 차원에서 이 역시 효과적인 해결방법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가장 1차원적인 방법일 수 있다

2. 게임 계정 베이스로 특정 플레이어가 AI 어뷰저인지 아닌지에 대한 확률을 계산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일종의 alliance를 만든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가장 유력한 미래인데, 만약 A라는 계정을 쓰는 사람이 하스스톤 300판, 판타지 마스터즈 500판, 텍사스 홀덤 200판을 한 기록이 있고, 각각의 게임사들이 이 플레이어의 기존 플레이에 대해 AI 어뷰징 확률을 0.3%, 1.4%, 0.2%라고 판단하면 이를 다른 게임 게임사들이나 플레이어들이 조회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게임사에서는 플레이 히스토리상 AI 어뷰징 확률 일정 수준 이상인 유저는 아예 플레이를 못하도록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 자체 게임 생태계를 건전하게 만드는 등의 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 혹은 게임 플레이어들이 판단했을 때에 어뷰징 가능이 높은 유저와의 플레이를 전적에 영향을 주지 않고 드랍할 수 있게끔 선택권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기승전 블록체인

이 지점에서 블록체인의 역할이 있지 않을까, 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스팀 등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주체가 SBT로 개인에게 주어진 게임 계정=지갑을 기반으로 개인의 플레이 히스토리를 블록체인에 쌓고, 이를 게임사들이 옵티미스틱 롤업 등의 방법론을 통해 abuser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게임 플레이 권한을 부여할지 말지에 대해 판단하도록 하는 그림,
주절주절 써놓고보니 그냥 내가 평소에 하는 여러 공상들이 한 곳에서 모여 갑자기 엄청난 잡탕밥이 된 것 같지만, 여튼 꽤 빠른 시간 안에 TCG 계열 게임을 포함한 뇌지컬 게임 생태계에 위기는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결국 방법을 찾지 않을까, 지금까지 늘 그래왔 듯이

AI가 성행하게 된다면 스트리머에게 55도발 왜하냐는 훈수도 훨씬 더 많아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