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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식당의 VIP 멤버십 운영

캐치테이블에 이직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평소 파편적인 공상으로만 갖고있던 몇가지를 추진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식당에 관한 내 공상은 크게 두가지 덩어리로 나뉘는데, 첫번째는 VIP 멤버십, 두번째는 커뮤니티에 대한 공상이다. 커뮤니티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글로 정리해보고, VIP 멤버십에 대한 내 공상을 간단히 정리해보았다. 

 

얘 또 늪 타령 하려나 싶을 수 있지만 느프트 얘기 아니다.

외식 업장에서 VIP 멤버십을 운영/판매 하는 세상이 금방 오지 않을까?

  1. 승우아빠의 유튜브 컨텐츠 중에, 파인다이닝이 얼마나 수익성이 안좋은 비즈니스에 대해 열변하는 컨텐츠가 있다. 요는 마진 구조가 굉장히 박한 비즈니스라,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업장들도 그다지 수익성이 좋지 못하고, 예약률이 70% 미만으로만 떨어져도 대부분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사라진다는 내용이다

승빠가 그렇다면 그런거다

2. 비행기도, 호텔 리조트도 이코노미석이나 일반실은 수익성이 굉장히 떨어진다. 한번 타고 자는데 천만원씩 하는 퍼스트클래스나 스위트같은 구좌는 객 수나 물리적으로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이지만 사업의 전체 수익성을 견인한다. 과거에는 다른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손님에 따라 “불평등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다소 보수적이어서 어려웠다면 이제는 고오급 식당에도 이러한 구조의 VIP driven 비즈니스 모델이 접목 가능하지 않을까?

 

3. 논현에 오프닝이라는 와인바가 있다. 벽에는 김창렬, 박서보, 이우환 작가의 작품이 걸려있어 아트갤러리에서 술을 마시는 듯한 기분을 주는 곳인데, 안 쪽에 프라이빗 룸이 하나 있고, 이 곳은 VIP들만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대부분 업장은 VIP/단골을 이런 식으로 우대해주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면서 핵심 고객들과의 관계를 강화한다. 만약 술을 많이 팔아준 고객에게만 제공하는게 아니라 멤버십을 직접 돈 주고 산 사람에게도 이와 같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충분히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까? 

돈만 많으면 맨날 가고싶다 오프닝

4. flyfishclub은 멤버십 NFT를 선판매해 (식당은 아직 오픈도 하지 않았는데) 1400만불의 수익을 올렸었다 (아마 그 이후로 이더가 80%는 떨어졌고 개리는 절대 이더를 안팔았을테니 한참 떡락했을..) 정확히 이런 형태가 건강하다고 생각하는건 아니지만, 업장 입장에서 멤버십 판매로 인한 목돈이 별도 현금흐름으로 생길 수 있다면, 코로나같이 외부변수에 의해 어려운 상황에도 버틸 수 있는 기초체력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혹시 그사이에 빤쓰런 했으면 어쩌지 하고 찾아봤는데 계속 뭔가 하고는 있는 것 같다

 

5. 스시인이나 분스야 같은 초유명 오마카세 업장들은 지인만 예약을 받는다. 물론 이러한 영업방식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사람도 많지만, 업장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을 받는 것이 노쇼나 주관적인 평가에 의한 레퓨테이션 관리, 예약관리 오퍼레이션의 편의성 등 어느정도 납득이 가는 이유로 기존 고객만 받는 형태를 취한다. 훨씬 안정적으로 매장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변에 돈은 얼마를 내도 상관 없으니 한번 가볼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엄청 많이 봤다. 이런 사람들에게 멤버십 구매를 통해 매장 이용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면 구매수요는 충분히 존재하지 않을까?

 

6. 사람들이 골프 리조트, 호텔 휘트니스 회원권 등을 구매하는 이유는 그 시설을 이용하고싶어서도 일부 있지만, 투자자산으로써의 매력도가 더 크다. 이와 같은 개념으로 멤버십을 사고 팔 수 있다면 투자자산으로써의 매력도도 충분히 존재하지 않을까?

 


코로나 기간동안 내가 좋아하던 업장들이 많이 사라졌다. 이 무서운 시기를 지나오면서 느낀 점은, 앞으로는 코로나같은 질병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환경적, 사회적, 기술적인 변수들로 인해 발생하는 외부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지구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부분이다. 적응은 각자도생의 영역이지만 적응할 수 있는 시간(돈)을 벌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물론 식당 운영이 종료되면 환불은 어떤 식으로 되며, 업장 파산, 혹은 셰프 교체와 같은 경우에는 멤버십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리걸 이슈 등등 디테일한 생각을 시작해보면 해결해야 될 문제도 많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당들이 변수에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생길 수 있는 방법으로, 지원금이나 무이자 대출과 같은 다양한 사회적 장치들도 준비되어야겠지만, 식당을 운영하는 새로운 BM으로도 만들어낼 수 있는 영역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나는 캐치테이블에 있는동안 그걸 찾아내어 구현해보고 싶다.

 

위 공상은 하이엔드 식당 업장 중심으로 생각해본 것이지만, 동네 커피샵들이 재구매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해 월 구독 상품을 고민, 도입하는 것도 나는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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